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님의 전화번호를 지우면서

청기골 2012. 11. 4. 16:53

직장

지난달 순직한

안건식님과는

직장동료, 오랜 친구, 선배로서

사심없는 의견을 나누고

또한 법리를 연구토론하고

퇴근 후 쓰디쓴 소주를 나누면서

인생을 논하면서 그렇게 정들었건만 

 

무었이

무었이 그리 급하여

먼길을 선배들보다 먼저 떠났는가요

그렇게도 빨리 가야할 이유라도 있었는가요

평소에 건강하고 잔병치레없었잔아요

모두가 건강 염려할 때

인생관을 논하면서

기우렸던 술잔이 어저께와 같은데

 

부디

부디 먼길 편안하게 가시고

먼저가 터 잡아두면

언젠가는 우리도 뒤따르겠지만

그래도 먼저간 님을 한없이 원망하고싶을 뿐이요

 

더 글을 쓰고 싶어도

울적한 마음이 앞을 가려

자판을 뚜두릴 수 없는 이 심정 누가 아리요

 

이제

이제 나의 휴대전화에 저장된

고인의 번호 010 - 3540 - x x x x번을

지우고 있소이다

왠지 모르게 가느리게 떨리는 이 ~ 손

 

여기

여기 국화꽃을

고인의 영전에 바치겠소

고이 잠드소서 ~~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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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월  4일 비오는 오후에

순직한 고인을 생각하면서

  -  청기골  올림  -